8. 판구조론에 의한 자동 온도 조절 장치를 가지고 있는 지구

판구조론 (Plate tectonics)은 지각을 구성하고 있는 판들이 지구 맨틀의 대류현상으로 인해 움직이며 이에 따라 지진과 화산활동이 일어나며 습곡과 산맥등이 형성된다는 설이다. 그렇다면 이 판구조론이 우리의 생존은 무슨 연관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판구조론은 지구의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하여 지구상의 물이 얼거나 또는 끓지 않도록 해준다.

그림 1.14 - 지각을 구성하고 있는 6개의 큰 판과 10개 정도의 적은 판들

판구조론이 어떻게 지구의 자동 온도 조절기 역할을 하는가에 대해 알아 보기로 하자. 지구의 온도는 여러 요인들에 의해 결정되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들은 태양으로 부터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의 세기와 그 태양에너지가 실제로 지구상에 흡수되는 양 그리고 지구 대기에 얼마나 많은 온실 효과 가스 (Greenhouse gas)가 존재 하는가에 달려있다. 태양에서 도달하는 빛은 지구상의 대기를 잘 통과하지만 일단 지표면에 한번 반사되면 난반사가 되고 파장이 길어져 대기중의 온실효과 가스에 막혀 다시 우주 공간으로 빠져 나가기 힘들어 진다. 이 때문에 지구가 더워 지는데 추운 겨울에 비닐 하우스 안이 따뜻해지는것과 같은 이유다.

온실효과 일으키는 가스들은 이산화탄소, 메탄, 오존등이 있는데 지구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산화탄소이다. 대기중에 이산화탄소가 많을 경우 온실효과가 커져서 지구 전체의 온도가 올라가고 적을 경우에는 온실효과가 적어 지구의 온도가 내려 간다. 지구상에 있는 대부분의 이산화탄소는 화산 활동에 의해 지표상에 분출되고 이렇게 분출되어진 이산화탄소는 풍화작용에 의해 생성된 규산염 광물과 반응하여 탄산칼슘 (주로 석회석)을 생성하면서 대기중에서 제거된다. 그런데 대기중에 이산화탄소가 많아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 규산염 광물의 풍화작용도 함께 상승한다. 이렇게 풍화작용이 상승하면 더 많은 규산염 광물이 생성되어 대기중의 이산화탄소와 많이 반응하여 석회석을 만들면서 이산화탄소량을 감소시키고 그렇게 되면 감소된 이산화탄소로 인한 온실효과도 감소되어 지구의 온도가 내려간다. 이렇게 하여 지구의 온도가 내려가면 규산염 광물의 생성도 함께 감소하며 이산화탄소와의 반응이 적어져 대기중에 이산화탄소의 비율이 올라가고 온실효과도 올라가면서 지구의 온도가 점점 상승한다.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면 또 다시 위와 같은 사이클을 거처 지구의 온도를 언제나 적정 상태로 유지하게 된다.

이 얼마나 신비로운 자연계의 자동 온도조절 장치인가? 그림 1.15는 과거 40만년 동안 지구의 자동온도 조절이 어떻게 작동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그림인데 맨 위쪽 그래프가 지구의 온도를 그리고 중간의 그래프는 이산화탄소량을 나타내고 있다. 그림을 보면 이산화탄소량이 증가 했을때는 지구의 온도가 증가하고 이산화탄소가 감소하면 지구의 온도도 감소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 1.15 – 이산화탄소량 (중간 그래프)과 지구 온도 (위쪽 그래프)의 상관 관계

그런데 놀라운 것은 위의 이산화탄소에 의한 자동온도 조절 작용이 판구조론에 의한 지각의 이동이 없다면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림 1.16에서 보여진 것 처럼 지구는 화산활동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대기중으로 분출하고 이렇게 분출된 이산화탄소는 풍화작용으로 생성된 규산염 광물과 반응하여 석회석으로 변해 바다속의 침전물 형태로 퇴적된다. 바다속에 퇴적된 석회석은 해저 지각의 한판이 다른 판 아래로 들어가는 섭입 (subduction) 작용에 의해 지구 내부로 들어가 뜨거운 열에 의해 녹으면서 마그마분출과 함께 이산화탄소를 다시 대기중으로 방출한다.

만일 판구조론에 의한 섭입작용이 없다면 바다속에 퇴적된 석회석은 계속 쌓여 바다 속에만 머물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이산화탄소가 대기중으로 방출되지 않아 온실효과가 줄어들면서 지구의 온도가 급격히 내려가게 된다. 만일 역사상 한번이라도 지구상의 온도가 바다물이 얼 정도로 까지 내려가게 되면 지구의 반사도가 증가하여 태양으로 부터 오는 대부분의 빛은 지구에 흡수되지 않고 얼음에 반사 되는데 이렇게 되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일방적인 빙실효과 (runaway icehouse effect)'에 의해 지구는 점점 식어가서 더 이상 생명체가 살수 없는 얼음에 덮힌 행성으로 변할 것이다.

그림 1.16 - 판구조론의 섭입 작용에 의해 지각이 녹고 녹아진 지각이 화산 활동으로 다시 분출되는 모습. 이 과정을 통해 이산화탄소가 순환되어 지구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판구조론이 작동되지 않는다면 지구의 온도 조절 활동 외에 지구의 물 순환에도 영향을 미친다. 물은 증발되어 구름을 형성하고 구름은 비가 되어 지상에 내리면서 물이 순환되는데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비구름의 생성이다. 구름 입자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응결하여 물방울이 되는데 응결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빙정핵이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수증기만으로는 쉽게 물방울이 되기 어렵지만 빙정핵이 있으면 쉽게 응결이 되어서 물방울이 형성된다. 빙정핵은 대기중에 떠다니는 에어로졸이라고 불리는 미립자들인데 바람에 불려간 미세 먼지 입자나 화산재 분출에 의해 생성된 먼지들이다. 그런데 판구조론에 의한 화산활동이 없었다면 화산재의 분출이 없었을 것이고 따라서 증발된 물이 빙정핵의 부족으로 인해 비구름으로 형성되지 않아 비가 지금보다도 현격하게 덜 내리게 될 것이다. 구름이 되지 못한 증발된 물은 물의 표면 장력으로 인해 온도가 –40도가 되더라도 얼지않고 과냉각 상태의 수증기로 존재하게 된다. 대기중에 수증기들이 점점 쌓이게 되면 지구의 반사도가 변해 지표로 도달하는 태양에너지의 변화를 가져오며 그에 따른 기상변화도 수반하게 된다.

지구 자동 온도조절과 물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 판구조론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또한 오랜 기간 동안 어떻게 유지 되었는가에 대한 연구가 극히 최근에야 이루어지고 있다. 연구가 거듭 되면 될수록 판구조론에 대한 신비로운 사실이 밝혀지고 있는데 최신 연구 결과에 의하면 만일 지구의 크기가 현재보다 약 20% 정도 크거나 아니면 그 만큼 적거나 또는 지각에 포함된 철이나 니켈등의 금속 성분이 지금보다 조금 많거나 또는 지각의 두께가 지금보다도 더 두껍거나 하였다면 판구조론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한다. 지구가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여 판구조론을 정상적으로 잘 작동시키고 있다는게 얼마나 신비로운가?

판구조론이 지구상의 생명체에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앞서 언급한 지구 자기장과의 연관성이다. 지구 내부의 액체 금속핵은 온도의 차이가 있어야만 대류 운동이 일어나게 되는데 만일 판구조론에 의해 지각이 움직이지 않았더라면 지구 내부 금속핵의 온도가 균일하게 유지되어 대류 운동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따라서 지구 자기장이 형성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럴 경우에는 생명체에 위협을 주는 해로운 우주선들이 아무런 제지없이 지구상으로 쏟아져 들어와 지구상의 생명체들의 세포를 파괴하고 또한 우리가 숨쉬는 공기를 우주로 달아나게 만들었을 것이다.

지구가 적당한 두께의 지각을 가지고 있고 그 지각이 판구조론에 의해 서서히 이동하여 대기중에 0.03% 밖에 되지않는 이산화탄소를 순환 시켜서 지구의 자동온도 조절기 역할을 하게 만드는게 너무도 신비롭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