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적당한 각도로 기울어져 있는 지구

우리 지구의 자전축은 똑바로 서있지 않고 약 23.5도로 기울어져 있다. 어떤 물건이든 반듯이 정리되어 있으면 보기가 좋듯이 지구의 자전축도 똑 바로 서 있으면 보기 좋을텐데 왜 비스듬히 기울어 졌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게 비스듬히 기울어진 자전축으로 인하여 우리는 사계절과 극심한 기상이변이 없는 온화한 기후를 가질 수 있다.

그런데 만일 지구의 자전축이 전혀 기울어 지지 않고 똑바로 서 있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이럴 경우 지구상의 어떤 지점이든지 일년 사시사철 항상 같은 세기의 태양빛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그림 1.4에 나타난 것처럼 적도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지구가 태양 공전 궤도상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더라도 태양이 항상 중천에서 쨍쨍 내려 쪼여 지금보다도 훨씬 더 무덥고 뜨거운 여름만 가지게 될 것이며 반대로 지구의 극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지금 보다도 훨씬 추운 겨울만 계속되는 기후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지금보다 휠씬 더운 여름과 휠씬 추운 겨울을 가지게 되면 인간들이 쾌적하게 주거할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어 주거문제와 그에 따른 환경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될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도 휠씬 더 심각한 문제는 기후 변화에 따른 기상 이변 현상이다. 여름에 많이 찾아오는 태풍은 그 발생지인 적도지방의 해수면 온도가 약 27도 이상이 되어야 발생할 조건이 갖추게 된다. 따라서 태풍은 보통 적도 지방의 해수면 온도가 높은 7-8월에 자주 발생하게 되는데 일단 태풍이 발생하면 태풍진로에 있는 해수면에서 에너지를 얻어 태풍의 세력을 키워 나간다. 태풍진로의 해수면 온도가 낮으면 태풍이 세력을 잃고 약화되지만 엘리뇨 현상등으로 인해 해수면의 온도가 높을 경우 점점 더 강력한 태풍으로 발전한다. 그런데 자전축이 기울어지 않고 똑바로 서 있을 경우 적도 지방의 해수면 온도는 언제나 강력한 태풍을 발생시킬 조건을 가지고 있어 일년 내내 태풍을 발생시킬 것이다. 또한 해수면의 온도가 높으면 해수의 증발도 늘어나 태풍과 함께 커다란 홍수 피해도 동반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름 한두달 사이에 격는 태풍의 피해도 심각한데 일년 내내 지금 보다도 더 큰 태풍과 큰 홍수가 몰아 닥친다면 얼마나 큰 피해를 가져올지 모를 일이다. 농작물은 전혀 자라지 않아 먹을 것이 부족할 것이고 항상 계속되는 물난리를 피해 산꼭대기에서 살아야 될지도 모를일이다.

그림 1.4 -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지지 않았을 경우 지구상의 어느 지점에서나 일년에 오직 한 계절만 가지며 적도지방은 지금보다 훨씬 덥고 극지방은 훨씬 춥다.

이와 반대로 그림 1.5처럼 지구의 자전축이 90로 기울어져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적도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지구의 위치가 공전 괘도상의 A지점과 C지점에 있을 때 각각 한번씩 두번의 아주 추운 겨울을 맞게되며 B와 D지점에서도 각각 한번씩 두번의 아주 무더운 여름을 맞게되는 현상을 격게될 것이다. 또한 북극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6개월 동안은 낮만 계속되고 나머지 6개월 동안은 밤만 계속되는 현상을 격게되며 지구의 위치가 A지점에 있을때는 아주 뜨거운 여름 날씨를 C지점에 있을때는 아주 추운 겨울 날씨를 가지게 될 것이다. 남극지방의 사람들도 6개월 차이로 북극 지방에서와 같은 기후 패턴을 가지게 되는데 C지점에서 해가 지지 않는 뜨거운 여름을 A지점에서 언제나 밤인 추운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

항상 낮이나 밤만 계속되는 경우 언제 일을 하고 언제 잠을 자야 하는지 시간 조절 하기가 애매할 뿐더러 너무 덥거나 추워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나 사회 활동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또한 극지방에서 아주 추울때는 빙하나 바닷물이 얼은 상태로 존재하고 6개월 후 같은 장소에 아주 더운 여름이 찾아오면 얼었던 빙하들이 녹아 내려 해수면이 주기적으로 높아져서 지구상의 많은 부분들이 물에 잠기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의 남극 빙하가 다 녹을 경우 해수면은 평균 60미터 정도 올라가 해안가의 도시들은 대부분 물에 잠기게 된다. 또한 빙하가 녹은 차거운 물들이 주위의 바다로 대량 밀려들 경우 해수의 온도와 해류를 바꿔 라니냐 현상과 같은 각종 기상 이변을 일으키며 그에 따른 급격한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림 1.5 - 지구의 자전축이 90도로 기울어졌을 경우 적도지방은 두차례의 여름과 겨울을 가지게 되며 극지방은 한차례의 아주 더운 여름과 아주 추운 겨울을 가지게 된다.

우리 태양계의 수성이나 목성의 경우에는 자전축이 똑 바로 서있고 (수성 0도, 목성 3도) 천왕성의 경우에는 자전축이 98도 기울어져 있는데, 우리가 생존대 내에 위치하고 있었더라도 이렇게 자전축이 똑바로 서있던지 아니면 기울어진 행성에 살게 되었다면 아주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가게 되었을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행성에 살고 있지 않고 자전축이 23.5도로 적당히 기울어져 있는 지구에 살고 있어 알맞은 기후와 아름다운 사시사철을 가질 수 있게 된게 얼마나 다행인가?